▷ 책소개 한 남자가 문을 꼭 닫고 집 안에 있습니다. 그는 실내에 있으면서도 털실 옷과 긴 머플러로 온몸을 감싼 채 문 밖에서 난폭한 존재들이 자신을 훔쳐볼까 두려워합니다.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킨 상황에서 주인공은 화분에 물을 주고 어항 속 물고기를 돌보며, 지난 날이 담긴 액자로 벽을 꾸밉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부터 ‘똑 똑 똑’ 소리가 들립니다. 문틈을 타고 들어오는 소리는 그를 두려움으로 덮어 더 구석으로 몰기도 하지만, 설렘으로 다가와 문 밖을 기대하게도 합니다. 주인공이 가진 마음의 벽을 ‘문’이라는 대상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책 속에서 보여주는 다채로운 문의 이미지는 주인공이 겪고 있는 감정의 또 다른 형상으로 보입니다.
그가 조심스럽게 문 너머의 소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하자, 그 소리는 향기로운 꽃잎이 되어 흩날립니다. 노란 꽃잎이 건네는 추억의 힘으로 마침내 그는 문을 열고, 그 너머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를 만납니다. 그리고 둘은 함께 문밖으로 나와 나란히 세상을 향합니다.
문은 열렸지만, 바람 소리는 여전합니다. 똑 똑 똑 소리와 함께요.
▷ 목차 이 도서는 목차가 없습니다.
▷ 저자소개 송기두고요한 시골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고요한 곳이었기에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건축을 배웠고 한동안 가구를 만들었습니다. 마음에 닿는 공간에 마음에 닿는 가구를 놓으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림이 이야기를 만나 퍼지는 감정의 공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만듭니다. 내 마음과 세계의 어긋남에 상처 입고 작아지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이 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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