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카톡의 프로필 이미지는 실제와 상관없이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내가 사는 집, 내가 먹는 음식, 내가 쓰는 일상용품, 내가 읽는 책, 내가 바라보는 세계가 모조리 이미지화되어 피드로 박제되는 세상. 그럴듯하게 보기 좋은 이미지를 고르고 프레임을 잘 짜면 그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아무 쓸모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외모지상주의나 황금만능주의를 개탄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당연하지만 아무런 설득력도 갖기 어렵다. 내면에 담긴 감성과 지성, 도덕성 같은 것들은 아무리 강조해봐야 공허할 수밖에. 그러니 못생기거나 키가 작거나 뚱뚱한 사람이 요즘처럼 살기 힘든 때가 또 있었을까.
『뚱보, 내 인생』은 학교 건강검진에서 명실상부 비만 판정을 받은 뚱보 벵자멩을 주인공으로 하는 청소년소설이다. 십대 청소년들에게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은 말하나마나이고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청소년들에게는 그 자체가 심각한 고민거리이자 인생의 짐이다. 특히나 뚱뚱한 몸은 게으르다거나 자제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 되곤 한다. 저렇게 자기 자신을 방치하고 아무렇게나 살아가다니, 쯧쯧. 마치 식욕을 조절하고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삶의 목표라도 되는 양 함부로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것이다.
주인공 벵자멩이 비만 2급이라는 판정을 받는 것은 물론 많이 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벵자멩이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벵자멩은 먹는 것을 좋아한다. 벵자맹의 장래 희망은 손님들에게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셰프가 되는 것이고, 벵자멩은 잘 챙겨 먹는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에게 저녁식사란 잘 보낸 하루를 마무리 지어주거나 혹은 반대로 잘 보내지 못한 하루를 구제해주는 의식이 된다. 음식이 인생의 즐거움이고 꿈을 넓혀 나가는 기반이 된다면 뚱보가 대수랴. 문제는 뚱보 벵자멩에게 첫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쇼핑몰에서 몸에 맞는 옷을 찾기도 힘들고, 수영장에서는 물 밖에 나가기가 부끄럽고, 체육 선생님에게 언제나 지적을 당하는 벵자멩. 이런 뚱보에게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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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미카엘 올리비에

1968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초·중·고등학교 시절에 피아노와 합창을 공부했고, 영화 학교를 졸업한 후 텔레비전 방송 제작 일에 몇 년간 종사했다. 스물다섯 살부터는 글 쓰는 데만 주력하여, 텔레비전과 영화 시나리오 작가,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었다』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