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이재훈 시인이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이재훈 시인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진 자라고 말한다. 시인은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진 자이다. 이재훈 시인은 그리워하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일상과 기억과 꿈을 좇아 황홀한 배회를 한다. 그 꿈과 위로의 기록들이 마음에 잔잔히 스며든다.

“걷는 것은 자본이 이해하는 시간과 다른 시간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씩 느리고 정지된 시간 속을 살아야 될 때가 있다.”

시인이 세상을 엿보는 독특한 사유가 에세이집 전체에 번뜩인다. 이천만 원짜리 농가주택의 꿈을 꾸고, 의자를 구입하며 얻은 회복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며, 소멸과 이별과 염려의 본질을 고민하기도 한다. 병이 들었을 때의 이야기나 여행, 걷기와 산책, 망가진 데이터, 김장, 코로나, 게임, 패러디, 책방, 문학 등 일상 속에서 얻은 사유와 지혜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또한 시인이 태어나고 성장한 강원도의 유년체험과 뜨거운 문학청년이었을 때의 추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중년이 되어 도시 속에서 일상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시인의 구체적 삶이 파노라마처럼 녹아 있다.
고독한 원시의 시간을 끌어안고 있는 인도 라다크에서 시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라다크의 사원들과 판공초, 투루툭 마을에서의 소요와 정서적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에세이도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는 당신 혹은 독자, 우리에게 전하는 편지가 놓여 있다. 편지는 슬프고 아릿한 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신히 살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얼핏 짐작할 수도 있다. 당신은 위로였고 가장 먼저인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의 당신이 있다. 그 당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 목차

1부 그리움
저는 그저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졌을 뿐인데요

2부 의자의 거리
이천만 원 농가주택의 꿈
시인이라는 직업
의자의 거리
지나간 걱정의 노래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여름성경학교
소멸의 힘
새벽송
여름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이별
만보 걷기
겨울 콧바람 선물
이병조

3부 아저씨의 해방일지
만년 꼴찌의 꿈
아버지가 아프시다
아저씨의 해방일지
가족 김장 열전
코로나로 잃은 것과 얻은 것
패러디 게임
게임전쟁
예버덩 산책의 힘
문학이라는 이름의 섬
문예지를 만드는 사람들
책방에 가는 이유
인생을 살아가는 세 가지 약병
생업 시인 고군분투기

4부 호랑이 꿈
호랑이 꿈
강원도 겨울 아이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시인이 되었다
내 생애 마지막 음악이 기도라면
김광석
너는 완벽한 교훈을 동경하지 말고 너 자신의 완성을 동경하라
헤세와 나
어머니
골목길 산책자
그때는 명왕성이 있었지
소년의 우정
편지

5부 라타크
고독한 원시의 시간, 라다크
바람의 계곡 라다크 투르툭 마을

6부 사랑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꿈처럼 오련하게 사레들리네

▷ 저자소개

이재훈

강원도 영월에서 출생하였다. 1998년 「현대시」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명왕성 되다」, 「벌레 신화」, 「생물학적인 눈물」, 「돌이 천둥이다」. 저서로 「현대시와 허무의식」, 「딜레마의 시학」, 「부재의 수사학」, 「징후와 잉여」, 「환상과 토포필리아」,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가 있다.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현대시작품상, 한국서정시문학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다.